상반기에만 스타트업 266곳이 약 8조원 자금 조달
록헬스 "상반기 흐름 이어가면 지난해보다 좋을것"
디지털 헬스케어 뛰어든 제약사와 PEF 중심돼 투자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투자가 꿈틀대고 있다. 열기가 다소 사그라졌던 관련 투자가 상반기부터 국내외 제약사를 중심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가 지난 상반기 ‘회복세’에 들었다 분석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상승’을 예고한 만큼 업계 관심이 쏠린다.
23일 미국 헬스케어 벤처펀드 록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투자가 266건 발생해 관련 스타트업이 총 57억달러(약 7조 8962억원)를 조달했다고 집계됐다. 그동안 온디맨드(소비자 수요에 따라 서비스 제공)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지만, 상반기에는 투자받은 곳의 3분의 1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업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관련 스타트업은 244건 투자에서 61억달러(약 8조 4503억원)를 조달한 바 있다. 록헬스는 “상반기와 같은 투자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자금 조달 규모와 건수가 지난해 총 규모를 웃돌 것”이라 예측했다.
올해 상반기 들어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가 다시 회복세에 접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국내외 제약사가 중심이 돼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한독,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굵직한 제약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예컨대 한독은 디지털치료제(DTx) 기업 웰트가 최근 진행한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에 참여했다. 웰트는 삼성전자에서 스핀오프(분사)한 기업으로 불면증 DTx인 슬립큐가 주된 서비스다. 한독은 지난 2021년부터 웰트의 전략적 투자자(SI)로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DNA 분석장비 기업 엘리먼트바이오사이언스 시리즈D 라운드 참여했다. 엘리먼트는 이번 라운드에서 2억 7700만달러(약 3837억원)를 조달했다. 삼성전자의 정확한 투자 규모는 비공개다. 엘리먼트는 DNA 시퀀싱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DNA를 구성하는 염기 서열을 읽어 유전 변이와 특징을 확인한다. 삼성전자는 엘리먼트의 기술을 활용해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