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문제로 많은 제약사들의 외면을 받아온 희귀의약품 시장이 4년 후 2700억달러(한화 약 392조5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최근 발간한 '2024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동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희귀의약품은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해 의료상 필요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이 낮아 연구개발(R&D)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품목 수가 부족한 희귀질환 치료제를 말한다. 그동안 희귀의약품은 질환 자체가 유병률이 높지 않아 많은 제약사들이 낮은 수익을 우려하며 연구개발을 꺼려 왔지만, 여러 제도적 변화를 거쳐 현재는 제약사들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현재 희귀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큰 입지를 구축한 혈액암 치료제는 오는 2028년에도 예상 매출 상위 10개 의약품 중 절반을 차지하는 등 지금과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작년 FDA 승인 신약 중 60%가 희귀의약품"
희귀질환 치료제는 신약 선택지가 많지 않은 탓에 환자·의료진들의 충족되지 못한 의학적 수요가 많은 의약품이다. 그러나 정작 많은 제약사들이 낮은 유병률로 인한 수익성 문제를 우려하면서 지금까지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그동안 희귀의약품 시장은 실패한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각국의 공중보건 정책과 시장 독점권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가 생겨나면서, 2020년 이후 희귀의약품 시장은 본격적으로 제약사들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최근 5년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 지정률은 50%를 상회했다"며 "특히 지난해 승인된 신약의 60%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희귀의약품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발골수종·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제 강세… 중증 근무력증 치료제, 경쟁 치열
2028년 예상 매출 상위 희귀의약품 10종의 매출을 합산하면 570억달러(한화 약 83조원)를 상회하며, 이는 예상 시장 규모의 약 2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공유한 2028년 예상 매출 상위 희귀의약품 10종 목록을 살펴보면, 혈액암 치료제가 가장 강세를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의약품 중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치료제 적응증을 보유한 의약품이 3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발골수종 치료제도 2건 포함됐다.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희귀의약품은 얀센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다. 다잘렉스는 2028년 기준 170억2200만달러(한화 약 24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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