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억 명이 앓고 있는 당뇨는 ‘만병의 근원’이자 ‘돈 먹는 하마’로 불린다. 한 번 걸리면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약을 끊거나 관리를 소홀히 했다간 뇌졸중, 심장마비 같은 큰 병으로 이어진다. 치료가 아니라 진단과 예방이 당뇨 관리의 핵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선 헬스케어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는 진단·예방 기술이 대거 공개된다. 과거와 달라진 건 하나같이 인공지능(AI)을 장착해 예방 및 진단·관리가 훨씬 간편해지고 똑똑해졌다는 점이다.
중국 스타트업 산무는 당뇨를 매일 추적 관찰할 수 있는 AI 로봇 ‘S1’을 CES 2025에 내놓는다. 양변기에 부착한 S1에 소변이 닿으면 10분 안에 신장 질환과 관련한 10개 지표가 스마트폰에 뜬다. AI를 기반으로 개발한 디지털 마이크로 유체 기술이 소변 성분을 순식간에 분석해낸다. 미국 덱스콤은 연속혈당측정기(CGM)에 AI를 결합해 단순한 혈당 측정을 넘어 그때그때 생활습관을 관리해주는 솔루션을 공개한다. ‘혈당이 갑자기 높아졌으니 음식 섭취를 중단하고 산책을 하라’는 식이다.
폴란드 스타트업 스테토미는 아이의 가슴 부위에 갖다 대면 호흡기 질환을 진단해주는 기기를 들고나온다. 심박수, 호흡, 심장 소리 등을 훈련된 AI가 분석해 원인과 치료법을 알려준다. 사람 귀로는 듣기 힘든 천명음 등 미세한 소리도 놓치지 않는 만큼 정확도는 의사 뺨친다. 캐서린 반 데어 스트레이트텐 겐트대 교수는 “만성 폐 질환 환자가 상시 폐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AI를 활용해 정신 질환을 예방하는 솔루션도 나왔다. LG전자가 육성해 분사한 릴리프AI는 플랫폼에 일기 같은 글을 쓰면 AI 알고리즘이 감정 상태 등을 분석해 조언하거나 전문 테라피스트를 추천해주는 플랫폼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