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다이어트 열풍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이를 연상시키는 허위·과장 광고가 확산하고 있다.
일반 식품을 '먹는 위고비', '천연 위고비' 등으로 홍보하며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된 비만치료제처럼 오인하게 하거나, 일반 화장품에 '탈모 개선', '피부 재생' 등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수준의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약처는 지난 23일 여름철 다이어트 식품 수요 증가에 맞춰 온라인 광고를 점검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업체 26곳을 적발했다. 이들 업체는 약 60만개의 제품을 판매해 약 11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 업체들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올레샷(OleShot)'이나 '천연 위고비·마운자로 레시피'를 표방한 올리브유 제품을 판매하면서 '디톡스', '저속노화', '항염', '항산화' 등의 효능을 강조했다. 일부는 '먹는 위고비', 'GLP-1', '위O비', '마운OO' 등 실제 비만치료제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해 일반 식품을 의약품처럼 인식하도록 광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방식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유명 연예인이나 약사가 제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연출하거나, 생성형 AI로 만든 가상의 의사·약사가 흰 가운을 입고 제품의 효능을 설명하는 숏폼 영상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식욕 억제', '지방 흡수 차단', '체지방 배출', '단기간 급속 감량' 등 실제 비만치료제의 효능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일반 식품임에도 체중 감량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광고하며 소비자를 자사 온라인몰로 유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은 질병의 예방·치료나 의약품 수준의 효능·효과를 표방할 수 없으며,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광고도 금지된다.
일부 업체는 SNS 광고에서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뒤 제품 판매 페이지에서는 관련 문구를 삭제하거나 수위를 낮추는 방식으로 단속을 회피한 사례도 확인됐다. SNS 숏폼은 노출 기간이 짧고 광고주를 특정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이 같은 광고가 확산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제품명이나 광고 문구, 광고 연출만으로 효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의 이미지를 차용한 마케팅이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판단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임상시험 등을 통해 입증하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의료기기 역시 인체에 사용하는 목적과 성능에 대해 별도의 허가·인증 절차를 거친다. 반면 화장품은 피부와 모발을 청결하게 하거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며,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식품 역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광고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의료용어와 시술명을 차용하거나 의사·약사를 연상시키는 인물, 생성형 AI로 만든 가상 전문가를 활용한 광고까지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제품의 실제 성격을 오인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식약처가 온라인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점검과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새로운 광고 수법이 빠르게 등장하는 만큼 소비자 역시 광고 문구나 연출에 현혹되기보다 제품의 법적 분류와 허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엄격한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허가 절차를 거치며 효능·효과에 대한 광고도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된다"며 "최근 AI를 활용한 허위·과장 광고까지 확산하면서 소비자가 의약품과 일반 식품·화장품을 혼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광고 문구에 현혹되기보다 해당 제품이 의약품인지, 의료기기인지, 화장품인지, 건강기능식품인지 등을 먼저 확인하고 구매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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