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트라이알 정영호 대표(사진=헬프트라이알)
㈜헬프트라이알은 2019년 설립 이후, 의료기기 임상시험에 특화된 국내 대표 임상시험수탁기관(CRO)으로 성장해 왔다. 전체 수행 과제 중 약 70%가 의료기기 관련 시험이며, 약 100건의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의료기기 분야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왔다.
회사는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기기(DTx)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중심으로 임상시험을 선도해왔으며, 특히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분야에서는 국내 최다 수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헬프트라이알의 정영호 대표로부터 의료기기 임상시험의 특징과 의료기기 CRO의 역할, 그리고 한국 의료기기 임상시험의 발전을 위한 생각 등을 들어보았다.
의료기기 임상시험이란 무엇인가?
“의료기기 임상시험은 말 그대로 기술이 사람에게 닿기 전, 그 안전성과 효과를 직접 확인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정영호 대표는 많은 이들이 임상시험을 의약품에만 국한해 생각하지만, 의료기기 역시 사람을 대상으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며, 제약과 달리 제품의 작동 방식, 사용 환경, 사용자 숙련도, 환자의 생리적 특성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훨씬 복합적이고 정성적인 임상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 임상시험은 단순한 ‘효능’ 검증이 아닌,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사용 기반(real-world setting)에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기 자극기, 웨어러블 센서, AI 기반 소프트웨어처럼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의료기기의 특성상 반복 검증이 필수이며,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능 개선과 버전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후 관찰까지 포함한 유연한 평가 체계가 요구된다.
왜 의료기기 산업에서 임상시험이 중요한가?
정영호 대표는 의료기기 산업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의료기기는 겉보기에는 전자기기나 소모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인체에 직접 작용하는 민감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같은 AI 알고리즘이라도 환자의 상태나 사용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시제품 수준의 시험만으로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기술이 환자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임상시험’이라는 문턱”이라며, 단순한 시험 수행을 넘어, 기술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실질적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CRO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기 CRO로서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은?
정영호 대표는 “의료기기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역할을 수동적인 실행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임상 기획 및 실행 주체로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헬프트라이알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메디컬라이팅, 통계분석, 데이터 관리 기능을 사내에서 독립 운영하고 있으며, 전사적으로 최신 규제와 분석 트렌드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정 대표는 “CRO는 고객의 기술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임상 전략으로 전환해 시장과 환자를 연결하는 능동적인 조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프트라이알 정영호 대표(사진=헬프트라이알)
헬프트라이알의 강점과 차별화된 전략은?
정영호 대표는 “의료기기 임상시험은 정말 복잡하고 어렵다. 약처럼 성분이나 용량만 통제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용 방식, 사용자 환경, 환자의 상태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복잡한 설계와 까다로운 규제 환경 속에서도 신속하고 정밀한 임상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또한 헬프트라이알은 축적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기기 임상시험 관련 외부 교육과 세미나를 활발히 운영하며 업계 전문성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WHO PQ, MFDS, CE 등 국내외 규제 기준을 반영한 실무 중심 강의를 통해 의료기기 특화 CRO로서의 전문성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혁신적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을 위해 성장해 나가고 있다.
한국의 의료기기 임상시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의료기기는 결국 사람에게 적용되는 제품인 만큼,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검증하는 문화가 더욱 자리 잡아야 한다. 임상시험이 허가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의료 현장에서도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모든 제품에 동일한 수준의 자료와 임상시험 디자인을 요구하기보다는 위해도를 기준으로 차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기존 제품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위해도가 낮은 의료기기의 경우, 조건부 승인이나 사후추적을 전제로 한 간소화된 임상시험 계획승인 절차가 마련된다면 개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영호 대표는 미국 FDA의 510(k) 제도처럼 실질적 동등성을 인정하면서도 임상자료를 유연하게 요구하는 방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며, 안전은 강화하면서도 혁신은 촉진하는 균형 잡힌 규제 체계로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의 미래와 헬프트라이알의 목표는?
정영호 대표는 한 AI 기반 진단 소프트웨어의 임상 개발 사례를 회상하며, “초기에는 평가 변수 설정조차 어려웠지만, 개발사와 수십 차례 논의하고 병원 환경을 실제처럼 재현하면서 최적의 임상 설계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 기반 진단 기술, 정밀 의료 등 데이터와 기술이 융합된 흐름 속에서 임상시험의 역할 역시 더욱 효과적이고 신뢰성 있게 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수행하는 모든 임상시험은 결국 사람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일이라며, 고객이 막막할 때 조력자로서 함께하겠다”고 사명을 밝히며, 마지막으로 “이 제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건 헬프트라이알 덕분이었다”는 고객의 말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 앞으로도 좋은 기술이 잘 쓰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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